'법정스님의 마지막 선물'과 같은 산문집 '법정스님의 뒷모습'에 담긴 지혜의 보고에서 2010년 평화롭게 입적하 법정스님이 남긴 귀중한 가르침을 찾아봅니다. '산은 산 물은 물', '암자로 가는 길' 등으로 유명한 작가 정찬주가 깨달음의 태피스트리를 섬세하게 엮어냅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정찬주의 법정스님의 뒷모습 탐구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남도산맥의 고요한 품 속에서 16년 동안 고독한 존재를 품고 살아온 정찬주 작가는 봉우리 속에 자리 잡은 일기장처럼 삶의 파편과 사랑, 추억을 페이지에 새겨 넣으며 성찰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이 문학적 안식처에서 그는 자기 탐구와 자기 응답의 교향곡, 그가 셀 수 없이 반복했던 춤을 추며 명상의 태피스트리를 엮습니다.
그의 명상적 구성은 집착에서 벗어나 행복의 안식처를 향한 항해의 솔직한 본질을 반영합니다. 작가는 그의 산문을 통해 우리에게 자유로운 바람과 표류하는 구름처럼 자유롭게 살아가는 존재의 복잡함을 들여다보는 창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그의 말은 예리한 송곳처럼 꿰뚫고 진정한 기쁨의 차원을 재평가하도록 우리에게 손짓하는 예리한 통찰력을 전달합니다.
혼란스럽고 압도적인 세상,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기 힘든 세상에서 정찬주는 생명력이 담긴 울려 퍼지는 찬가를 작곡하며 길잡이 등불로 등장합니다. 그의 말은 너무 지쳐서 아주 작은 바늘이라도 찔러 넣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활력 넘치는 생명줄이 됩니다.
낙관주의의 등불인 그의 작품은 삶의 혼란 속에서 잠시 멈추고 숨을 쉬며 피난처를 찾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의 관점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영혼에 다시 불을 붙이고 건강하고 즐거운 존재의 풍부한 측면을 재발견하도록 부드럽게 쿡쿡 찔러봅니다.
전직 불교문학 편집자이자 헌신적인 제자로서 스님과의 깊은 인연을 바탕으로 이 책은 진정한 가르침이 일상생활의 리듬을 통해 울려 퍼진다는 사실을 밝혀줍니다. 법정스님이 남긴 인상은 "놀랍게도 동일했다."는 말로 요약됩니다. 방송으로 중계되는 스님의 장례행렬에서는 대부분의 고승들이 꽃으로 장식한 운구차에 실려 갔지만 스님은 당신의 유언에 따라 그러지 않았습니다. 누운 스님을 가사 한 장으로 덮은 것이 전부였습니다.
송광사에서 이를 목격한 모든 이들의 마음을 감동시킨 것은 바로 이 꾸밈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순간, 본질은 겸손함에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한 사람이 살아서 가는데 만 사람이 죽어서 따라간다는 조주 선사의 말을 되새기며 작가는 “나는 산 사람인지 죽은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게 어찌 나뿐일까? 스님의 마지막 길을 보려고 온 사람들 모두 그러지 않았을까?”
이 책은 정찬주의 전작인 스님의 삶을 기록한 소설 <무소유>, 수행처들을 찾아다닌 기행 산문집 <그대만의 꽃을 피워라>와는 달리 스님의 가르침과 일화를 파고든다. 우리와 함께 걸어온 심오한 수행자의 삶과 여정을 서술한 산문의 개요입니다. 정윤경 작가의 그림과 유동영 작가의 감동적인 사진 40여 점이 포함되어 이야기의 보물창고를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1부에는 법정스님이 대통령의 청와대 초대를 거절할 정도로 권력자를 멀리한 이야기, 작가가 불일암에서 스님에게서 법명과 계첩을 받고 제자가 된 이야기, 스님에게서 낙관 없는 현판 글씨를 받은 이야기, 스님이 대원각 땅을 시주받아 길상사를 창건한 이야기, 작가가 과거 편집자로서 스님의 저서를 만들던 이야기, 스님이 입적하신 뒤 누에고치처럼 자신을 가두어 『소설 무소유』를 완성한 이야기 등이 나오고,
2부에는 스님의 가풍을 이어받아 작가가 하루하루 일궈가는 산중생활의 사계절 풍경들이 소개되며, 3부에는 법정스님을 추모하는 글이 『법정스님의 뒷모습』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법정스님의 은거 기간 등 생애 전반이 번데기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나날이 일구어지는 산 생활의 계절을 통해 가족 유산의 끈끈한 실이 엮이며, 이는 2부에서 펼쳐집니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법정 스님을 기리는 감동적인 추모 글로 "법정 스님의 뒷모습"으로 마무리됩니다. 스님의 존재는 수필가의 작가라기보다 스님의 삶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승려의 전형적인 하루에는 이른 아침 일어나 혼자 예불하기, 채소밭 가꾸기, 명상, 차, 독서 및 묵상이 포함되었습니다. 그의 흔들리지 않는 일상은 병원 침대에 갇힌 마지막 날에도 계속되었습니다.
그의 일생의 여정의 정수는 스님의 마지막 모습으로 구현되어 오늘날에도 깨어 있는 존재로 남아 있습니다. 이 출판물은 우리 영혼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단순한 삶을 보여줌으로써 초연하게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깊이 공감합니다. 『법정스님의 뒷모습』은 소유가 없는 삶의 본질을 조명함으로써 삶의 깊은 의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다시 불러일으킵니다.
저 : 정찬주 (무염(無染), 벽록檗綠)
불교철학의 정수를 담은 명상적인 산문과 소설을 세상에 선사한 심오한 작가. 1983년 한국문학신인상을 받으며 집필 여정을 시작한 이후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확고히 펼쳐왔습니다. 벽록(檗綠)이라는 호는 1953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상명여자대학교에서 어학계 지식의 등불로 우뚝 섰습니다.. 법명으로 무소금(無染)이라는 의미 있는 이름을 부여한 것은 시들기를 거부하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는 전라남도 화순 계당산 자락에 산방이불재(耳佛齋)를 건립하였습니다. 2002년부터 그는 자연을 멘토이자 친구로 삼아 글쓰기에 전념해 왔습니다. 그의 문학 작품으로는 소설 '산은 산 물은 물', '소설 무소', 3권으로 구성된 '암자로 가는 길' 등이 있습니다. 그는 이 땅에서 수행자들의 존재 본질을 일깨우고 우리 영적 문화의 뿌리를 탐구하는 수많은 책을 저술했습니다.
그의 장편소설로는 『이순신 7년』(7권 전집), 『광주아리랑』(2권), 『천강에 비친 달』, 『조선의 붉은 중』, 『조선에서 온 붉은 승려』, 다산의 사랑', '칼과 술', '못다 부른 명량의 노래', '니르바나의 미소' 등이다. 법정스님 일대기 장편소설 『소설 무소유』, 성철스님 일대기 장편소설 『산은 산 물은 물』, 『하늘의 도』, 『다불』, 『가야산 정진불』(전 2권), 『만행』, 『대백제왕』, 『야반삼경에 촛불 춤을 추어라』, 조광조가 꿈꾼 나라를 다룬 『나는 조선의 선비다』(전 3권), 『천년 후 돌아가리-茶佛』 등이 있습니다.
책 속으로
‘아무 조건 없이 제가 대원각을 내놓겠으니 스님께서 받아주십시오. 다만 절이 잘 운용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감사 한 사람을 둘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 감색 양복을 입은 남자는 감사 후보자임이 분명했다. 그때 스님이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섰다. “우리나라에는 고승이 많습니다. 그분들을 만나보신 뒤에 믿음이 가는 분에게 시주하십시오.” 스님은 이렇게 한마디 하고는 바로 나가버리셨다. 그때부터 여사는 2년 동안, 사람들이 고승이라고 존경하는 스님들을 찾아가 두루 만나보았다고 한다. 여사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조건에다 여사가 좋아할 만한 조건을 더 붙여 맡겠다는 스님들이 제법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여사는 결국 다시 법정스님을 찾아와 “감사를 두겠다는 조건을 거두겠으니 받아주십시오”라고 하소연하며 당시 1천억 원대의 대원각을 시주했다. 불친절하기 짝이 없는 스님이지만 자신의 재산에 정작 무관심했던 스님이기 때문이었다. 여사가 생각하는 고승의 조건이란 그것이 전부였다. 자신의 재산을 받아줄 스님을 기어코 찾아낸 여사의 내공도 녹록지 않은 것 같다.-정찬주 |
“인사동을 지나다가 가야토기가 마음에 들어 사 왔습니다.” [...] “토기는 다 무덤에서 나온다던데?” “신분이 높은 사람의 무덤에서만 나온다고 합니다.” 스님께서 고개를 저으며 한 말씀 하셨다. 물건은 제자리에 있어야 빛이 나는 법이라며 토기도 무덤에 있어야 제 가치를 발휘한다고 충고하셨다. [...] 요즘 도회지 찻집을 가보면 문짝이 장식용으로 벽에 걸려 있는데, 이렇게 가다가는 요강이 천장에 붙어 있을 날이 올지 모르겠다며 씁쓸해하셨다. [...] 망자의 것이지 내 소유가 아니라는 자책이 들었다. 선물을 하고 후회해보기는 처음이었다.-정찬주 |
법정스님 역시 상좌 받기를 꺼려했다. 불일암에 가서 “왜 상좌를 두지 않습니까?”라고 여쭈면 부처님도 55세 이전에는 시자를 두지 않았다며 화제를 돌렸다. 그러면서 ‘내 손발이 상좌’라고 하셨다. [...] 법정스님은 1983년부터 덕(德) 자 돌림의 상좌를 받기 시작했다. 내가 “왜 덕 자 돌림으로 하셨습니까?” 하고 묻자, 스님은 망설임 없이 바로 답하셨다. “내가 덕이 없기 때문이오. 제자들만큼은 덕으로 둘레를 맑히며 살라고 덕 자를 붙여주었어요.”-정찬주 |
불가에서는 행운을 부르는 행동을 두고 발복(發福)한다고 한다. 행운이 꽃처럼 피어난다는 뜻이다. 반대로 복을 까먹는 행동을 두고 복감(福減)한다고 한다. 복을 더는 행동이니 불행을 자초하는 셈이다. 지금 이 순간도 나는 발복과 복감의 갈림길에 서 있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입을 닫고 있어도 소용없는 일이다. 허튼 생각 하나만 해도 그것은 복감이다. 그러니 인생이란 살얼음판 위에 서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정찬주 |
서울에서 방일했던 내가 꼭두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이 든 것도 산중 농부들 덕분이리라. 17년 전 낙향했을 때였다. 나야말로 얼마나 게으른 사람인지 자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농부들은 동창이 훤해질 무렵까지 잠자던 나와 달리 새벽부터 다랑논밭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20리 밖에 있는 면소재지로 나가 호미 한 자루를 사와 방벽에 걸어두고 ‘지금 나는 무엇을 하나’라며 스스로 묻곤 했는데, 그 무렵의 나를 항상 잊을 수가 없다.-정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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