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그리스 신화이야기를 읽었을 때는 그냥 상상의 세계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속에 인간의 무의식이 녹아 있다고 생각하고 읽으니 다시 새롭게 느껴집니다. 오랜 세월 우리에게 전해진 이유가 어쩌면 여기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단순하게 재미와 흥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깊은 무의식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사실 여러 문학과 예술등에 다양한 부분에 그리스 신화는 인용되고 회자되고 있습니다. 사실 오이디푸스콤플렉스라는 말은 그리스 신화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예전에 법륜스님 즉문즉설에서 어떤 남자분이 집에서 아버지와 함께 사는데 아버지가 밥을 먹어라 하면 마음속에서 내가 알아서 먹을건데 하는 반발심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납니다. 그분의 경우가 이와 같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에서 간혹 아버지와 아들이 서먹서먹하고 불편한 경우를 많이 봅니다.
어머니가 함께 있어야 분위기가 부드러워 지고 자연스러운 대화가 오가는 게 현실입니다. 아들들은 아버지와 단둘이 있을 때는 대화를 거의 하지 않고 불편해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버지와 아들이 갖고 있는 깊은 내면의 아내와 어머니라는 사랑의 쟁탈전이 무의식에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이디푸스콤플렉스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분은 아마도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사실 우리의 무의식을 강하게 거부하고 살고 있으니까요. 우리의 무의식은 우리가 받아들이기에는 두려운 존재입니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24627016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김상준의 심리학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탐구
그리스 신화는 최고의 심리학 교과서
그리스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는 인간사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리스 신화 속의 신들은 결코 지고지상한 모습이 아니라 지극히 감정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신들의 신이며 최고의 권력자인 제우스는 바람의 제왕이며, 제우스의 부인이자 최고의 여신 헤라는 질투의 화신이다.
또 최고의 영웅인 헤라클레스는 다혈질에 분노조절장애가 있었고, 사랑의 신인 큐피드는 마마보이여서 프시케가 사랑 때문에 맘고생은 물론 온갖 고생을 다하게 만든다. 수천 년이 흘러도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가 우리를 사로잡는 이유는 그것이 상징적인 인간의 역사이며, 우리의 무의식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안에 존재하는 ‘원형’이라고 불리는 더 이상 나눠지지 않는 원초적인 심리학의 조각들이 그리스 신화에는 고스란히 담겨 살아 움직이고 있다. 우리 마음속의 원형으로는 탐욕, 분노, 집착, 사랑, 배신, 의존, 독립심, 상실감, 공명심, 권력욕, 겸허 등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는데, 신화 속에는 사랑의 열병에 빠진 자, 사랑을 배신하는 자, 다른 이를 위해 희생하는 자, 타인을 치유하는 자 등등 수많은 우리 마음속의 원형들이 신화 속의 인물들을 통해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는 신화에 동일시하고 공감하게 된다.
우리는 현대라는 공간에 살고 있는 그리스 신화 속의 주인공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 신화는 인간 심리의 모든 것을 모아 놓은 심리학 백과사전이자 최고의 심리학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내면에 감춰진 다채로운 인간의 심리들을 조망하며 ‘내 안의 나’를 들여다보도록 이끌어 준다.
스토리텔링과 심리학으로 새롭게 보는 그리스 신화
그리스 신화는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 본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 신화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이야기가 얽히고설켜 있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복잡한 그리스 신화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쉽고 재미있게 전개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 그리스 신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의 각 장은 삼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이야기의 도입부에는 신화의 주요 인물이 등장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에 대한 반론을 펼치고 있어 그것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과연 인간 세상은 판도라라는 여자 때문에 온갖 재앙이 시작된 것일까? 오이디푸스는 정말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차지하려는 욕망을 품고 있었던 것일까? 프시케는 에로스에 대한 사랑을 믿지 못해 사랑을 얻기까지 온갖 고난을 겪은 것일까?
헤라클레스는 최고의 영웅이라는 자리를 얻기 위해 수많은 모험을 떠난 것일까? 왜 아테나는 방패에 머리를 달고 다닐 정도로 괴물 메두사를 증오하는 것일까? 사랑을 위해 아버지를 배신하고 동생의 사지를 찍어 죽인 메데이아는 악녀인가? 다음으로 본문에서는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들려준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그리스 신화 속에 담긴 심리학적 상징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며 우리 실생활과 연결해 심리적인 문제의 해결 방법과 신화의 이야기에 비추어 우리가 삶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가야 할지에 대해 조언해주고 있다. 오이디푸스 신화에서 오이디푸스의 비극은 아버지대부터 시작된 해묵은 갈등으로 인한 것으로 우리는 현재의 갈등은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함을 배우게 된다.
또 페르세포네의 신화는 온실 속의 화초 같은 소녀가 어떻게 성숙해 가고 독립심을 키울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아폴론과 파에톤의 신화는 태양마차라는 아버지의 권력에 무임승차하려고 했던 아들 파에톤의 몰락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부모의 권력과 재력에 기대어 사회적 지위를 얻으려는 욕망의 위험성을 설명해 준다.
에로스와 프시케의 신화는 설익은 사랑이 시련과 고통을 통해 성숙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소녀와 소년이 정신적으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오르페우스 신화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어떻게 애도하고 마음가짐을 가져야 살아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또 헤라클레스의 신화를 통해 오만과 겸허함이 우리 삶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엿볼 수 있으며, 이아손의 신화를 통해 가족을 등한시하고 사회적 지위와 물질적 성과만을 추구하는 가장의 말로가 어떠한지 현대의 아버지들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으며 우리 삶에서 가족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책을 통해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을 따라가며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내 안에 존재하는 진짜 나’를 만나는 심리여행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저 : 김상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김상준 신경정신과의원 원장. 우리나라 최초로 영화를 정신과적인 시각으로 해석해 영화 읽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저자는 영화 심리분석 전문가로 꼽힌다. MBC FM과 SBS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에서 영화 길라잡이로, KBS TV ‘파워 인터뷰’, EBS TV ‘삼색토크 여자’, ‘책과 함께하는 세상’에 고정패널로 출현했다.
2012년 8월부터 유튜브(www.youtube.com/user/motiluck)에서 〈세상을 절대 못 바꾸는 15분〉이란 정신 치유 강의를 시작해 현재 많은 구독자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 강의를 통해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 수많은 사람이 실생활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저자가 그리스 신화와 심리학을 결합해 저술한 『심리학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는 심리학 분야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대형학원 등에서 논술 및 독서토론 교재로 활용되고 있으며, 독서모임의 인기도서로 꼽힌다. 이 밖에 『영화와 신화로 읽는 심리학』『당신의 마음을 진단해 드립니다』 등의 저서가 있다. 『당신의 마음을 진단해 드립니다』는 태국에 수출되어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
책 속으로
이러한 까닭에 판도라는 욕망과 유혹의 화신으로 그려지고, 여성이라는 존재는 이성과 질서를 파괴하고, 인간 세상을 몰락시킨 원흉으로 지목된 것이다. 거기에 헤시오도스의 글이 쐐기를 박아 준 것이다. 사실 판도라는 인간 여자가 아니었다. 헤시오도스의 〈노동과 나날〉에서 판도라는 유혹적이고 호기심 많은 여인으로 그려졌지만, 그녀는 원래 대지의 여신이었다.
판도라라는 이름도 ‘모든 선물을 주는 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에서 남성신이 득세를 하면서 기존에 자리 잡고 있던 여성신들은 남성신에게 자리를 빼앗기거나 격하되고, 심지어 판도라처럼 악명 높은 여자로 전락하게 된다. 그러나 원래의 판도라 신화는 다음과 같다. ---「제1장, 팜므파탈의 원조 판도라의 진실-우월감」중에서
인간이 자신의 잘못된 점을 돌아보는 시기는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할 때가 아니다. 대개 우울하고 불안하거나 인생이 권태로울 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도대체 내 마음은 왜 이렇게 불안하고 우울할까?” “왜 이렇게 인생이 재미가 없을까?” 등의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해야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래서 테베에 돌고 있는 역병, 즉 마음의 우울 상태를 알기 위해 예언자이며 장님인 테이레시아스를 부르게 된다.
그는 앞을 보지 못하지만 마음의 눈은 누구보다 밝기 때문에 예언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테이레시아스는 인간의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통로인 것이다. 여기서 테이레시아스를 불렀다는 것은 자신 안에 존재하는 직관의 능력을 통해 우리 마음의 문제를 들여다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직관의 능력인 테이레시아스는 그동안 오이디푸스가 애써 외면하고 보지 않으려 했던 금지된 욕망과 아버지에 대한 살해 욕구를 지적한다.
그러나 오이디푸스가 처음에는 그런 사실을 부인했듯이, 이런 직관의 능력이 알려 주는 자신의 콤플렉스에 대해 사람들은 선뜻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점차 증거들이 모이고, 위기에 몰리게 되는 순간이 오면 그제야 자신 안에 존재하는 욕망의 그림자를 인정하게 된다. ---「제2장, 근친살해의 원형 오이디푸스의 변명-갈등」중에서
또한 과거 정치인들이 이용했던 지역감정의 골은 현재에도 여전히 깊은 상태여서 우리 사회를 동서로 갈라놓는 원인이 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작은 땅덩어리에 살면서도 남북으로 분단되고 동서로 갈라진 채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한 비난만을 일삼는다. 그래서 국민적 에너지는 발전적으로 승화되지 못하고 상대방에 대한 폄하와 비난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 결과로 이어졌다.
따라서 해결되지 못한 갈등은 결국 대대손손 악영향을 끼치며, 다음 세대에 짐을 지우고, 심지어 후손에게 파멸의 길을 재촉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가족이든 국가든 현재의 갈등을 풀지 못하면, 그 세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는 저주의 근원이 되고 만다. 지금 우리가 일제 강점기의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도 이것을 철저히 해결하지 않으면 역사는 되풀이되듯이 이후에 또다시 재발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헤라의 저주가 두려운가? 그러면 지금 당장 현재 갖고 있는 갈등을 묵인하거나 모른 척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진짜 그녀의 저주가 실현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제2장, 근친살해의 원형 오이디푸스의 변명-갈등」중에서
또한 파에톤처럼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하루빨리 다른 사람들로부터 성공과 부를 거머쥐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은 젊은이들은 기꺼이 아버지의 후광을 빌리려 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아버지의 위치에 오르려면 너무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아버지의 태양마차에 무임승차하려 한다.
물론 그들은 태양마차를 몰 수 있을 정도로 숙련되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단지 아버지가 타던 마차만 탈 수 있다면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굽신거릴 거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예는 현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재력가나 권력자의 자식들이 그러하다. 그들은 자신의 힘이 아니라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권력과 부를 손에 거머쥐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검은돈을 주고, 굽신거렸던 이들은 그들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타고 있는 태양마차라는 존재 때문에 그렇게 한 것뿐이다. 하지만 재력가나 권력자의 자식들은 마차를 끌고 다닐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추락하고 만다. ---「제4장, 완벽한 신 아폴론의 비가-보상심리와 공명심」중에서
마지막으로 에로스의 성숙을 위해 필요한 것이 에로스로 상징되는 남자의 성숙이다. 그는 프시케가 갖은 고생을 다하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방관한다. 그러다 프시케의 사랑을 확인하고 나서야 엄한 어머니와의 관계를 단절할 것을 마음먹는다. 그래서 그는 제우스와 아프로디테 앞에서 프시케를 자신의 아내로 선언하는 것이다.
이제 에로스는 더 이상 아프로디테의 착한 아들로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선포함으로써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숙하게 된다. 프시케는 영혼을 상징하지만, 나비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아름다운 모습을 얻기 위해서 나비는 알로 태어나 보기 흉한 애벌레의 시기를 거쳐야 한다. 그래야 멋진 날개를 뽐내는 나비로 태어날 수 있다.
영혼도 이와 마찬가지로 여러 차례 탈피를 반복하고, 애벌레처럼 힘든 시기를 겪어야 진정 아름다운 정신과 영혼이 된다는 의미에서 프시케의 또 다른 의미는 나비인 것이다. 그리고 사랑(에로스)과 정신(프시케)은 이처럼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진정한 결합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프시케와 에로스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다. ---「제5장, 에로스를 둘러싼 프시케와 아프로디테의 대결-사랑과 정신의 성숙」중에서
여기서 오르페우스가 지하세계로 내려가 에우리디케를 데리고 나오는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에우리디케를 지상으로 데려오기 위해서 왜 돌아보면 안 되는지 그 이유가 있다.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날 수는 없는 법이다. 우리는 죽은 자의 세계로 내려가 무엇을 챙겨 나와야 할까? 그것은 바로 죽은 자에 대한 좋은 추억과 기억, 그리고 죽은 자가 저승에서 편히 지내고 있다는 확신이다.
그래야만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를 저승에서 꺼낼 수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애도 반응은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대신 그 사람이 내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거라는 사실로 그 슬픔을 대치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애도 기간을 건강하게 잘 보낸 것이 된다.
하지만 오르페우스처럼 저승에 내려가 깊은 우울을 경험하고 이제 그런 힘든 애도 기간을 겪고 난 후 지상으로 빠져나올 때 뒤를 돌아보면 다시 우울 상태로 빠져들고 만다. 이렇게 되면 애도 기간은 길어지고, 그의 우울상태는 더 심해질 수 있다. ---「제6장, 음악의 신 오르페우스의 죽음-집착과 상실감」중에서
아테나의 탄생신화는 이렇다. 제우스는 어느 날 머리가 너무 아파서 아들인 헤파이스토스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때 헤파이스토스는 양날 도끼로 제우스의 머리를 내리쳤는데, 제우스의 머리에서 창과 방패로 무장한 아테나가 태어났다고 한다. 이는 아테나가 남성중심적인 신의 사회에 완전히 복속하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사건이다. 이후 아테나는 자신과 뿌리를 같이하는 메두사와 경쟁관계에 놓이게 되고, 둘은 투쟁을 벌인다.
당시 아테네에서는 전쟁의 신인 아테나와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이 아테네 시의 주신으로 자리 잡기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때 메두사가 나타난 것이다. 메두사는 북아프리카를 넘어와 그리스로 상륙하면서 전략적인 제휴를 벌이게 된다. 그 대상이 바로 포세이돈이었다. 아테나는 아테네 시의 주신의 자리가 위협을 받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메두사에 대한 폄하를 하게 되었고, 아름다운 여신은 뱀의 머리를 한 추한 몰골로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페르세우스를 통해 그녀의 머리를 베개 만든 것이다. ---「제9장, 아름다웠던 여신 메두사의 분노와 페르세우스-소유욕과 정체성」중에서
이아손은 자신의 영광을 나타냈던 아르고호의 들보에 맞아 죽는다. 아르고호는 앞으로만 나아가서 도전과 성취만을 하게 했던 이아손의 분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배는 세월이 흘러 낡아 버리고 이아손이 과거에 젖어 그 배를 찾아갔다가 그만 배의 들보에 맞아 죽고 만 것이다. 이는 성공과 돈을 위해 앞으로 달려가기만 하는 남성들이 자신들이 추구하고 성취했던 것들이 부메랑이 되어 결국 그들을 거꾸러트리고 말 것임을 암시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그 예가 바로 40대의 돌연사와 서먹서먹한 가족과의 관계다. 메데이아는 마법을 쓸 줄 아는 인물이다. 그 마법이란 다른 사람과 대등한 관계를 맺고 보살펴 주고, 사랑해 주고, 보듬어 주는 능력이다. 그 마법을 부릴 줄 아는 자는 기적을 만들어 낸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친밀한 관계처럼 굉장한 마법은 없다. 그 마법이 바로 인간을 젊게 만들고,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죽지 않게 만드는 불사의 고약인 것이다. ---「제10장, 사랑과 증오의 서사시 이아손과 메데이아-소중함」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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