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바다를 처음 접했을 때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 커다랗고 광대한 바다를 보며 경이감에 심장이 터지는 것 같은 감정에 한동안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바다가 주는 위대함은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론 두렵고 무서운 존재입니다.
개미처럼 자신이 작은 존재임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존재 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머리가 어지럽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바다를 찾는 것이 아닐까요? 그 위대함을 보고 있으면 자신의 어려움은 아주 작은 것으로 어느새 변하고 마니까요? 이 책은 우리의 인생을 바다에 비유합니다.
바다를 통해 인생을 바라보는 문학작품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만큼 바다가 주는 신비감은 너무나 광대합니다. 어린시절 보물섬이라는 만화나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도 우리 인생의 보물섬을 찾아 끝없이 항해합니다.
찾아가는 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험난하고 고통스럽습니다. 보물을 찾기위해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습니다. 보물섬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수북이 쌓인 해골이 생각납니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상징하는 게 아닐까요? 보물섬의 보물은 허구의 상징입니다. 현대의 인간이 성공을 보물로 여기는 것처럼 말입니다.
보물을 손에 넣었지만 그 보물을 지키는 것은 보물을 찾는 여정보다도 더 험난합니다. 그처럼 우리의 행복은 보물을 손에 넣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불교에서 재행무상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이 책의 요지와 같은 맥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8104953
바다는 파도가 오지 않도록 억지로 막거나 무리하지 않는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냥 다가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파도의 주인이 아니면 어떤가. 파도를 지배하는 주인은 아니어도 당당히 항해할 수 있다. (p51)
아름다움을 쫓아다니지만 말고 아름다움을 통해 예상치 못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감각을 갈고닦아야 한다. (p61)
우리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자. 우리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자. 강렬한 설렘을 주는 것에, 진실한 것에 주목하자. 다른 사람들에게 휩쓸려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말자. 저 사람이 어떻게 말하고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타인에게 나를 증명하려고 설명할 필요도 없다. (p113)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로랑스 드빌레르의 모든 삶은 흐른다 탐구
[책 속으로]
[1] “바다는 자유의 의미를 잘 보여주는 존재다. 우리는 어디에 갇히거나 무엇에 방해받지 않을 때 ‘자유롭다’고 한다. 이처럼 바다는 우리에게 삶에서 억지로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준다. 늘 준비해서 대답을 할 필요가 없고, 아무 계산 없이 도와야 할 의무도 없고, 남의 말을 조용히 경청할 의무도 없다. 바다와 선원들은 따뜻하고 건강한 ‘이기주의’가 있어야 독립심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200)
[2] “그리스어에서 ‘자유’는 ‘개성’을 뜻한다. 개성은 분류되는 것에 저항한다. (...) ‘나를 나답게 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남들과 다른 존재로 살아간다. 그러니 남들의 기대에 맞춰 살 필요가 없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대로 움직이지 말고, 가택 연금에 묶여 있는 삶은 거부하자.”(201)
[3] “영불해협 출신의 스페인 귀족 돈키호테는 풍차들과 결투하려고 한다. (...) 이상주의자인 돈키호테는 언제나 타협과 인정을 거부하고 비장할 정도의 고집을 보여준다. 결국 풍차들과의 결투에서 진만 빼다가 패한다. 여기에서 풍차는 병든 시스템, 타락한 사제, 관료를 의미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풍차와 싸워서 이길 수는 없다. 인간은 혼자서 정의롭고 순수한 세상을 새롭게 만들 수 없다.”(214)
[4] “복수심은 어디에서 올까? 분노다. 부당한 일을 당해 억울할 때, 누군가에게 자신의 것을 빼앗겼다고 확신할 때,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감사의 표현 혹은 답례를 제대로 받지 못할 때 분노가 생긴다.”(219)
[5] “분노하는 사람들은 혼란을 원하지 않는다. 원하는 것은 질서다. 원래의 질서로 되돌려놓겠다는 마음에서 분노는 시작된다. 에이해브 선장은 이 같은 분노를 상징한다. 그리고 모비 딕은 그가 당한 피해와 잔인한 운명이다. 선장은 이 운명에 맞서 싸우고 싶어 한다.”(220)
[6] “분노에 휘감겼을 때는 결정을 하지 말고 분노부터 어떻게 든 달래는 것이 좋다. (...) 흰 고래는 놔주고 상처를 치료해야 하다. 세상은 우리가 바라는 대로 돌아가지 않고, 따뜻하지도 포근하지도 않다. 바다에는 숱하게 많은 악마와 고래가 지나간다. 분노가 악마와 고래를 물리치지는 못한다.”(223)
[7] “《모비 딕》은 손에 넣기 힘든 무엇인가를 쫓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열렬하고 간절히 원한다. 그 모든 것은 흰 고래로 상징될 수 있다. 흰 고래는 복수의 대상뿐 아니라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된 알 수 없는 오래된 욕망이 될 수도 있다.”(224)
[8] “잘못된 것을 알아도 그대로 두고 진실보다 거짓을 선택하면 악순환만 일어난다. 그러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욱 어두워진다. 여기에서 두려움, 대화 단절, 공격성, 원한이 자란다. 유혹하는 사람, 거짓 슬로건을 내세우는 사람, 거짓말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상대방을 의존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다. 여기에 걸려들면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고, 혼란 속에서 살게 된다.”(231)
[9] “거짓은 전염성이 강하다. 진실보다 여행하기를 좋아하는 거짓은 반복적으로 퍼져가며 의식과 말 속으로 스며든다. 그래서 우리는 남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인 양 말하고, 시류에 맞는 것을 쉽게 믿는다. 그 과정에서 정신과 의지는 오염되고 썩는다. 그렇다면 거짓은 어떻게 알아볼까? 확신할수록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거짓을 말하는 사람일수록 의심하지 않고 완고하며, 의문을 품지 않고 다 아는 체하고, 언제나 이해하는 척한다.”(233)
“죽기 전, 단 하나의 철학을 만나야 한다면 바다에 가라!”
프랑스 최고의 철학자가 말하는 바다와 철학, 삶에 대한 이야기 사는 동안 누구에게나 철학은 필요하다. 철학을 한다는 건 삶의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육지의 관점에서만 철학과 인생을 이야기해 왔다. 지구의 70퍼센트가 바다로 이루어져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잊은 채 오로지 육지만 들여다본 것이다. 이제는 바다로 나가야 한다.
바다의 물결만큼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없고, 대륙을 둘러싼 바다만큼 커다란 생명줄은 없다. 선원들의 용기, 변함없이 밝은 등대의 불빛, 계속 헤엄치는 상어의 힘, 한시도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거친 파도까지. 살아 숨 쉬는 철학인 바다는 존재 그 자체로 우리에게 감동을 안겨주며, 깊은 지혜와 생각지도 못한 인생철학을 가르쳐준다.
『모든 삶은 흐른다』는 프랑스 최고의 철학과 교수로 꼽히는 로랑스 드빌레르의 인문에세이로 2022년 출간된 후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바다와 삶을 철학적으로 풀어내어 우리의 내면 깊숙이 숨어 있는 자연적 존재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프랑스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바다는 인생이다. 무한으로 이어지는 인생.”
바다를 통해 본 인생의 깊이 있는 통찰과 지혜 저자 로랑스 드빌레르는 낯선 ‘인생’을 제대로 ‘항해’하려면 바다를 이해하라고 조언한다. 바다가 우리의 삶과 가장 흡사한 자연이기 때문이다. 바다는 해가 뜨는 곳이자 지는 곳이고, 생이 시작되는 곳이자 끝나는 곳이며, 누군가를 살리기도 하지만 죽이기도 하는 곳이다. 비를 그대로 흡수하며 다 포용하고 받아들일 것 같지만 때때로 거칠게 뱉어내어 경고를 주는 곳, 한결같지만 한결같지 않은 곳, 지구상 어디든 다 연결되어 있지만 가는 곳마다 다른 빛깔로 자신을 내보이는 곳. 저자는 이 모든 게 인생과 닮았다고 말한다.
고난과 역경이 있는 만큼 환희와 기쁨이 있고,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고, 단 하루도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게 인생이다. 때때로 오르락내리락하며 힘들게 하지만 결국 지나고 보면 다 괜찮아지고 잔잔해진다. 인생에서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으나, 그렇다고 모든 것에 큰 의미를 두며 휘둘릴 필요는 없다. 모든 것이 바다처럼 자연스럽게 물결치며 오고 간다. 그런 시간들 앞에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모든 삶은 흐른다』에서 말하는 인생철학은 단호하고 심플하다.
바다처럼 사는 것이다. 현재에 집중하고, 삶의 모든 순간을 흘러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두되 흐름에 휩쓸려가지 말고 나 자신을 굳건하게 지키며, 그 안에서 삶이 내게 주는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발견하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조종하는 선장이 되는 것, 이보다 더 아름다운 선서가 있을까?” 삶의 지표가 필요한 당신에게 바다가 건네는 말 삶은 멀리서 보면 한 덩어리 같고, 가까이서 보면 조각 모음이다.
‘삶’이라고 하면 대부분 평생, 생애 전체를 이야기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오늘 하루가 삶의 전부이며, 생애 전체를 보면 어느 한 조각이 삶의 전부일 때도 있다. 하지만 산다는 건 조각을 살아도, 전체를 살아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좁디좁은 냇물에서 시작된 물이 흐르고 흘러 바다로 간다면, 과연 드넓은 바다만 인생이라 부를 수 있을까? 하늘에서 떨어지는 한 방울의 빗방울도, 아무도 모르는 산속 물웅덩이도 모두 삶의 조각이자 삶 그 자체가 아닐까? 찰나의 삶이어도 그 안에 모든 삶이 담겨 있다.
고난과 역경이 삶의 전체를 휘감아도, 들뜨고 환희로 가득한 순간들도 그 모든 순간이 인생이다. 잠시 눈 감고 싶을 만큼 힘들다 해도 그것이 삶이 아닐 리 없다. 그러니 때때로 삶이 곡예를 하는 듯해도, 저 멀리 삶이 몰아치듯 떠밀려와도, 삶으로부터 잠시 물러나더라도 좌절하거나 주저할 필요는 없다. 잠시도 쉬지 않고 물결치는 바다처럼 삶도 자연스럽게 물결치며 흐를 뿐이다. 그러한 “삶을 직접 조종하는 선장이 되는 것”, 이는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아름다운 선서일 것이다.
우리 내면의 폭풍에 대한 은유로 바다를 보여주는 책. - [France Inter(프랑스 공영 방송)]
우리가 무엇이든 철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 - [France culture(프랑스 공영 라디오)]
저 : 로랑스 드빌레르 (Laurence Devillairs)
“인생을 제대로 배우려면 바다로 가라”고 말하는 프랑스 최고의 철학과 교수. 그동안 박식하면서도 대중적인 철학 도서를 다수 집필하며, 사는 동안 누구에게나 철학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해 왔다. 그동안 파스칼, 데카르트 등 인물 철학에 관한 도서를 집필해 온 저자가 이번에는 자연이 주는 철학적인 가르침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철학을 한다는 건 삶의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다.
저자는 철학을 아는 삶이 우리를 얼마나 이롭게 하는지를 이야기하며 프랑스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철학과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알려온 저자는 오래전부터 바다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파도와 때에 맞춰 밀려오고 물러나는 밀물과 썰물 등 바다의 생태에서 우리의 삶과 유사한 모습을 발견하면서 바다가 인생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자연이라고 생각했다.
삶이란 이미 그 자체로 가치 있다. 바다가 존재만으로 완벽한 것처럼 말이다. 때때로 고난과 역경이 삶의 전체를 휘감아도, 들뜨고 환희로 가득한 순간들도, 그 모든 순간이 인생이다. 잠시 눈 감고 싶을 만큼 힘들다고 해도 그것이 삶이 아닐 리 없다. 저자는 잠시도 쉬지 않고 물결치는 바다처럼 삶도 그렇게 물결치며 자연스럽게 흐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철학과 삶, 바다라는 테마를 한데 녹여 프랑스 현지 언론에서 극찬을 받은 『모든 삶은 흐른다』가 국내 독자들에게도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역 : 이주영
프랑스어와 일본학을 전공했다. 현재 출판번역가 모임인 바른번역에서 다양한 프랑스 그림책을 번역하고 있다. 일본의 복고양이 캐릭터 ‘마네키네코’ 두 마리와 살면서부터 『세상 최고의 엄마』 등 고양이가 나오는 그림책을 즐겁게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책 속으로
바다는 인생이다. 그것도 무한으로 이어지는 인생. 누구에게나 삶은 유한하게 단 한 번이지만, 영원히 마르지 않고 사라지지 않을 바다를 보고 있으면 우리의 삶도 바다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 게 아닐까 착각하게 된다. --- p.34
우리 삶에도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바다와는 다른 리듬으로 살아간다. 한 번 삐끗하면 쉽게 돌이킬 수 없는 리듬이다. 파도가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면 파도가 전하는 진실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자신의 마음속에서 새롭게 도약하는 힘, 회복할 에너지를 찾을 수 있다는 진실이다. 회복은 우리가 가진 것을 전부 비울 수 있는 능력이다. 왠지 어려워 보여도 그래야 한다. --- pp.49~50
바다가 선사하는 불행처럼 어떤 것도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는 게 인생이다. 그렇다면 위험이 닥쳤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도망치는 것이다. 분명하게 말하면 ‘줄행랑치는 것’이다. 도망치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피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용기이기도 하다. --- p.78
수영은 나르시시즘을 덜어내는 연습이다. 내가 정한 목표를 꼭 이루고 싶어 조바심이 든다면 시장에서 팔릴 만한 상품처럼 나 자신을 포장하겠다는 자아와 결별함으로써 그 조바심을 떨쳐버릴 수 있다. 그 후에 내가 얻는 것이 뭐냐고? 그것은 자유, 무중력, 그리고 영원하다는 것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일 것이다. --- pp.122~123
우리에게는 각자 자신만의 커다란 닻이 있다. 마음속에 바람이 몰아칠 때 고통을 가라앉혀주고 쉴 수 있게 해주는 커다란 닻이다. 이 같은 커다란 닻이 있기에 휴식이라는 은총을 받을 수 있다. --- p.189
바다에서는 누구나 단 한 명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바다에서는 우리가 유일한 선장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술과 바람의 도움을 받고 주변에 동료들이 있다고 해도 믿을 것은 오직 자신뿐이다. 바다에서 무언가를 결정한다는 건 위험과 마주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 애매한 결정은 안 된다. 빠르게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결정을 내려야 한다. --- pp.198~199
우리는 살면서 성공을 기뻐하기도 하고, 바람이 불어도 묵묵히 가보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움직일 수 없거나 역경이 닥쳐도 끝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행동을 이해하기도 한다. 만약 지금 삶에서 커다란 빙하가 가로막고 있다면 당신은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난 것이다. 혹독한 겨울이든, 더운 여름이든 마찬가지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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