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나오는 구절을 읽다 보면 맞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인간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어울리기 위해 이러한 방편들을 고려해야겠지만 그렇게 사는 것이 한편으로 너무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러한 방편들을 생각해서 인간관계를 해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보다는 한 가지를 집중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내면을 공고히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판단이나 평가를 일일이 생각할 필요가 없이 나 스스로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이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영혼을 보다 풍요롭게 가꾸는 일을 하므로써 우리의 내면은 보다 강하고 단단해져 작은 일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을 남에게 잘 보이게 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있는 사실 그대로라기보다는 부풀려진 나를 남에게 보이게 해서 세상에서 어떤 이익을 취하거나 때론 불리한 손해를 입지 않게 하려는 의도이고 교훈입니다.
하지만 원천으로 돌아가서 생각해야 합니다. 남에게 보이는 나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물론 세상의 평가를 통해 우리는 세상이 제공하는 물질이나 명예등을 얻어 세상에서 어떤 지위나 위치에서 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삶은 더 불행해집니다. 관점을 세상에서 자신의 내면으로 돌리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평가는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지금 결정하십시오.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너무 치중하지 말고 자신의 내면을 풍요롭고 편안하게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삶을 사십시오. 사람들은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이 방편들을 쓰려합니다. 그럼 생각해 보십시오.
부와 명예는 왜 얻으려는 것인가요? 인생의 행복입니다. 하지만 행복은 부와 명예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쓸모없는 일에 인생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행복은 우리 안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찾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7933045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그라시안 이 모랄레스 발타사르의 아주 세속적인 지혜 탐구
1. 절대로 평정심을 잃지 마라
신중한 사람은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 평정심은 고귀한 자의 징표이다. 고귀한 자는 상황에 쉽게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정욕은 영혼의 태도이며 정욕이 과하면 신중함이 떨어진다. 또 정욕이 입 밖으로 넘치게 흘러나오면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자기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어떤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침착하며, 그 어떤 것을 마주해도 자신의 명성을 지키며 자신의 탁월함을 증명한다.
2.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라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맞추어라. 하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모두 보여줄 필요는 없다. 필요 이상의 힘은 쓰지 마라. 지식이나 권력을 불필요하게 소모하지 말아야 한다. 능숙한 매잡이는 추적하기 쉬운 새만 이용한다. 오늘 보여줄 게 너무 많으면 내일 보여줄 게 없어지는 셈이다. 항상 반짝반짝 빛나는 참신함을 보여주어라. 매일 새로운 것을 보여주면 상대방의 기대감을 유지할 수 있고 능력의 한계를 감출 수 있다.
3. 당신의 능력을 모두 보여주지 마라
만약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고 싶다면 다른 사람이 자신이 지닌 능력과 지식의 깊이를 파악하지 못하게 하라.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능력과 지식을 알려주기는 하되 깊이 있게 이해시키지 않는다. 자기 능력의 한계를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 보통 알게 되면 실망하기 때문이다. 또 아무나 자기 능력의 깊이를 완전히 파악하게 두어서도 안 된다. 자기 능력을 상대방에게 완전히 드러내지 말고 신비주의를 고수하라. 신비주의는 경외심을 심어준다.
4. 기대감이 식지 않게 하라
비전을 더 많이 제시하고 본받을 만한 행동으로 더 큰 기대를 갖게 하라. 한 판에 모든 운을 걸지 마라. 훌륭한 기술은 기대감을 유지시키면서 힘을 적절히 안배하며 절제하는 데 있다.
5. 정념에 휩싸이지 말고 의도를 숨겨라
정념에 휩싸이면 당신의 영혼의 문은 속절없이 열린다. 정욕에 눈이 멀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도를 들킬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가장 실용적인 지식은 정념에 휩싸이지 않음과 동시에 자신의 의도를 감추는 데 있다. 카드 패가 노출되면 판돈을 잃을 위험이 커진다. 신중한 사람은 정보를 캐내려 하는 사람과 싸운다. 자신의 무기를 숨긴 채 공격하는 오징어의 현명함을 배워라. 당신의 취향을 너무 드러내 보이지 마라. 상대방이 당신의 취향을 역이용하거나 아첨하여 현혹하지 않도록 말이다.
6. 겉모습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거짓이다 겉모습 또한 가꾸어라.
보통 사람들은 진짜 본연의 모습을 보지 않고 보이는 대로 판단한다. 소수의 사람만이 내면을 볼 뿐이지 많은 사람은 겉모습을 따른다. 겉보기에 나쁘다면 옳은 일이라도 충분하지 않다.
7. 지루한 사람이 되지 마라
하나의 일이나 주제에만 골몰하는 사람은 자칫 무거워지기 쉽다. 반면에 간결하면 더 돋보일 수 있다. 핵심만 깔끔하게 전하는 것이 장황하게 전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잘 말하는 것은 핵심만 간단히 말하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다른 이를 지루하게 하지 않는다.
8. 비관적인 사람이 되지 마라
다른 사람을 부정적으로 비난하고 판단하지 마라.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은 보통 악의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비관적인 성격을 타고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모든 사람을 비난한다. 이 사람은 과거의 일로 비난하고, 저 사람은 앞으로 할 일로 비난한다. 부정적인 사람을 보면 본성이 후천적 성격보다 더 잔인하고 부도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 사람은 티끌만 한 작은 결점을 큰 결점으로 과장하여 다른 이를 비난한다. 또 천국을 감옥으로 만들어버린다. 여기에 정념이 들어가면 일을 극단으로 몰고 갈 수 있다. 반면에 고귀한 본성을 지닌 사람은 다른 사람이 저지른 실수가 의도적인 실수가 아니라면 관대하게 넘어간다.
9. 약한 모습은 숨겨라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이 버림받기 전에 먼저 다른 사람을 버린다. 사람은 끝에 가서 승리를 쟁취할 수 있어야 한다. 태양도 자신이 저물어가는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가장 빛날 때 구름 뒤에 가서 숨는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불운에 대비한다. 다른 사람이 먼저 등을 돌리게 하지 말라. 또 머뭇거리다 다른 사람에게 영광을 뺏기는 모습을 지켜보는 산송장이 되지 마라. 지혜로운 사람은 실패가 예상되면 조롱받기 전에 미리 자기 경주마를 경기장에서 빼놓는다.
10. 스스로를 칭찬하거나 비난하지 마라
자신을 이야기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칭찬하는 것은 공허한 일이며 자신을 비난하는 것은 옹졸한 일이다. 말하는 사람도 보기 좋지 않고 듣는 사람도 기쁘지 않다. 평범한 대화에서도 자신에 대한 말을 삼가야 하고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대중 앞에서 특히 조심해야 하는데 지혜롭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진짜 어리석은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지혜 없이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면 두 가지 극단으로 치닫기 쉽다. 하나는 잘난 체, 다른 하나는 자기 비난이다.
11. 내면의 품격은 감춰지지 않는다
말과 행동이 훌륭하면 명예와 존경이 따라온다. 사람의 품격은 말과 겉모습, 심지어는 걸음걸이에도 나타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는 사람이 진짜 승리자다. 진정한 탁월함은 어리석은 생각이나 거만한 말에서 나오지 않고 품격과 재능이 어우러져 만들어 낸 권위에서 나온다.
12. 흠을 집어내는 사람이 되지 마라
다른 사람의 추문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자신의 평판이 나빠지기 시작했다는 신호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의 흠을 다른 사람의 흠으로 덮고, 남의 흠을 들추어내면서 위안을 얻는다. 이런 사람은 악취를 풍기며 이곳저곳에서 추문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남의 추문을 들추어낼수록 자신만 더럽혀진다는 사실을 모른다. 털어서 먼지가 나지 않을 만큼 완벽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아무런 흠이 없을 것 같은 사람은 우리가 잘 모르는 사람이라서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결점을 집어내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 심장 없는 인간으로 가증스럽게 살고 싶지 않으면 말이다.
13. 불평 대신 연민을 나눠라
불평은 연민보다 화를 부른다. 또 불평은 그 불평을 들은 사람이 나중에 비슷한 행동을 하도록 길을 터준다. 자신이 받은 모욕을 밝히면 또 다른 모욕적인 행동을 부른다. 과거의 일을 불평하면 미래에도 불평할 일이 반드시 생긴다. 불평을 일삼는 사람을 기꺼이 도와주려는 사람은 드물다. 오히려 도움을 청하면 무시하거나 경멸한다. 따라서 불평하지 말고 남의 호의를 칭찬하도록 하라. 칭찬을 들으면 사람은 계속 호의적으로 행동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호의를 받고 싶다면 자신이 받았던 호의를 언급하면 된다. 따라서 불평보다는 신뢰를 파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영리한 사람은 실수나 결점을 들춰내지 않는다. 이렇게 사려 깊은 사람이 우정도 잘 유지하고 반감도 잠재운다.
14. 자신을 제대로 보여줘라
사람은 세상만사를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보이는 대로 판단한다. 먼저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동시에 그 쓸모를 드러낼 방법을 찾아라. 잘 드러낼 수 있으면 그 효과가 배가 된다. 보이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올바른 사람도 올바른 사람으로 보이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한다. 속을 제대로 관찰하는 사람보다 겉모습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많은 일이 속임수로 좌지우지되며 많은 사람이 겉모습으로 판단한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실제는 다른 게 많지만, 외관이 훌륭하면 내면의 완벽함을 더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15. 상대방의 말에 트집 잡지 마라
주로 어리석거나 고집불통인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말에 트집을 잘 잡는다. 따라서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반박하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모든 일을 문제 삼는 사람은 어떤 면에서는 똑똑할 수는 있어도 주로 어리석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사람은 즐거운 대화를 논쟁으로 바꾸고, 동료를 일면식도 없는 사람보다 못한 취급을 하며 공격한다. 산해진미를 즐기다 모래알이 씹히면 거슬리듯이 즐거운 자리에 언쟁이 가세하면 그 자리는 더 이상 즐겁지 않다. 야생동물과 길들인 가축을 함께 멍에로 묶어두는 사람은 어리석다 못해 잔인한 사람이다. 반박하기를 즐겨 사소한 말에도 트집을 잘 잡는 사람은 야생동물과 같아서 분쟁을 쉽게 야기한다는 말이다.
16. 나의 상처를 남에게 보이지 말라
상처 입은 손가락은 모든 일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그것에 대해 불평하지 마라. 악의적인 사람은 약점을 파고들기 때문이다. 화를 낼 필요도 없다. 놀림감이 되면 더 화가 날 뿐이다. 악의적인 사람은 상처를 찾아 자극하고, 성질을 부리게 만든다. 거기에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급소를 찌르려 든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약점이 개인적인 문제든 타고난 환경 탓이든 절대로 드러내지 않는다. 때때로 운명까지도 우리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건드리고, 그 상처로 굴욕감을 느끼게 만든다. 상대방의 공격을 멈추게 하고 싶으면 약점을 감추어라. 그리고 즐거움도 절제해야 오래 지속할 수 있다.
17. 마무리는 반드시 혼자서 하라
훌륭한 예술가도 제자를 가르칠 때 이 점을 중요시한다. 항상 뛰어난 자가 대가로 남을 수 있다. 지식을 전할 때는 지식의 출처나 핵심 비법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다. 그것으로 명예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에게 늘 필요한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방을 즐겁게 하거나 가르칠 때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법칙이 있다. 상대방이 우리에게 계속 기대하게 만들어야 하고, 완벽을 목표로 늘 진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여줄 게 바닥나지 않도록 전부를 내놓지 말고 항상 예비해 두어야 한다. 앞서 말한 사항은 인생에서도, 성공에서도 중요한 법칙이다. 특히 높은 위치에 있을 때는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18.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파악하라
부족한 면이 없다면 위대한 인물이 되었을 법한 사람이 많다. 부족함이 해결되어야 탁월한 인물이 될 수 있다. 조금만 보완되면 훨씬 더 놀라운 재능을 보일 사람도 있고, 자신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않기 때문에 진면목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인성이 부족한 사람도 있는데 이런 사람은 주위 사람이 먼저 알아챈다. 특히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인성이 부족하면 쉽게 들킨다. 어떤 사람은 조직력이 부족하고, 어떤 사람은 절제가 부족하다. 어떤 경우에도 신중한 사람은 습관을 제2의 천성으로 삼아 부족함을 보완한다.
19. 핵심에서 벗어나 지나치게 따지지 마라
따지는 능력보다 분별력이 훨씬 중요하다. 필요 이상으로 알면 무기가 무뎌진다. 무기의 끝이 너무 뾰족하면 쉽게 굽어지거나 부서지기 때문이다. 상식이 가장 확실한 진리이다. 잘 아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너무 세세하게 따지고 들지 말아야 한다. 말이 장황해지면 분쟁이 일어난다. 차라리 건강한 판단력을 지니는 게 훨씬 낫다. 그래야 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있다.
20. 칭찬에 속지 말고 아첨을 비난하라
당신에게 좋은 말만 하는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그런 사람의 달콤한 칭찬에 속지 마라. 차라리 그 아첨의 말을 비난하도록 하라. 악명 높은 사람에게 비난받으면 되레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모두에게 칭찬받는 것도 성가신 일이다. 모두가 좋아하면 그만큼 희소가치가 낮은 일이라는 뜻이다. 완벽함은 소수의 것이다.
21. 잊어야 할 일은 빨리 잊어라
우리는 잊어야 할 것을 가장 잘 기억하고, 기억해야 할 것은 잘 잊는다. 기억이란 제멋대로여서 가장 필요할 때는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기억은 어리석어서 원하지 않는 곳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고통스러운 일을 떠올릴 때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만, 즐거운 일을 회상하려 하면 게으름을 피운다. 나쁜 일을 당했을 때 필요한 치료제는 그 사건을 잊는 것이다. 좋은 기억을 떠올리는 습관도 꼭 필요하다. 기억은 사람을 천국으로도, 지옥으로도 데려다 주기 때문이다. 단, 단순한 일에도 행복할 줄 아는 사람은 굳이 망각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22. 소유하지 마라
사람은 어떤 것이 자신의 소유가 아닌 남의 소유일 때를 더 즐긴다. 남의 떡이 커 보이듯, 남의 것이 두 배로 즐거워 보이는 법이다. 남의 것은 망칠 염려도 없고 항상 신선해 보인다. 내 것이 아니면 모든 것이 다 좋아 보인다. 심지어 우물물도 다른 사람의 것이라면 꿀처럼 달게 느껴진다. 무엇이든 소유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즐길 수 없을 뿐 아니라 날이 갈수록 성가셔진다. 결국 소유는 다른 사람을 위해 물건을 맡아주는 것과 다름없다. 또, 더 많이 소유할수록 친구보다 적이 많아지는 법이다.
23. 이 순간을 살아라
우리의 행동과 생각을 포함한 모든 것은 상황이 결정한다. 세월이 사람을 기다리지 않으므로 할 수 있거든 지금 하라. 살면서 꼭 지켜야 할 기본적인 덕목이 아니라면 정해진 규칙에 얽매이지 마라. 모든 일은 정해진 법이 없다. 오늘 낭비했던 물이 내일은 부족할 수 있는 법이다. 자신의 방식에 모든 상황을 억지로 꿰맞추려는 무지몽매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신중함의 극치가 바람을 잘 타는 데 있다는 사실을 안다.
24. 다른 사람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라
사방팔방에 자신을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벽에도 귀가 달려있다는 사실과 나쁜 행동은 언젠가는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심지어 홀로 있을 때도 모든 사람이 자신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자신이 하는 행동은 어떤 식으로든 알려지며 자기가 하는 말은 누군가는 꼭 듣게 된다는 사실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온 세상의 관심을 받고 싶은 사람은 벽을 넘어 자신을 보게 될 이웃 사람을 먼저 개의치 않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인 1648년, 스페인의 수도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쓴 이 책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필요한 간결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마라.
- 이해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때도 있다.
- 당신에게 그늘을 드리우는 동료는 멀리하라.
- 상대의 부탁을 거절할 때는 최대한 시간을 끌어라.
- 백 번의 성공보다 한 번의 실패를 더 조심하라.
- 동정심 때문에 불운한 사람과 얽히지 마라.
- 모든 바람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지 마라.
- 쉬운 일은 어렵게, 어려운 일은 쉽게 하라.
- 타인에게 무례한 사람은 자신에게도 그러하다.
… 한 페이지 분량으로 간결하게 쓰인 300개의 글은 인간에 대한 정확한 통찰을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위로와 치유를 전달한다. 마음을 툭 치거나, 뒤통수를 한 대 맞는 듯한 구절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결국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스스로 생각을 바꾸고, 사람들을 현명하게 대하는 것이라는 인생의 지혜를 전한다. 사람들이 고전을 사랑하는 이유는 고전 속에 인생의 진리가 있기 때문이다.
400년 전 스페인의 한 수도원의 예수회 신부가 쓴 글은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로 읽히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지혜를 전하고 있다. 쇼펜하우어가 ‘인생의 동반자’라고 말하며 극찬하고, 니체가 ‘엘리트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추천한 이 책을 살면서 한 번은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저 : 그라시안 이 모랄레스 발타사르 (Baltasar Gracian y Morales)
스페인 사라고사 지방, 칼라타유드 지역인 벨몬테에서 1601년에 태어났다. 아버지 프란시스코 그라시안 가르세스는 의사였고, 손위 형제들이 일찍 죽는 바람에 그가 장남이 되었다. 18세에 예수회에 입회하여 21세까지 2개의 철학 과정을 공부했고, 사라고사 대학에서 4개의 신학 과정을 이어간 후, 25세(1627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28세(1630년)까지는 인문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발렌시아의 수도원에서 3년간 수련기를 마쳤다.
40세에 설교자로 큰 성공을 거둔 후에 출간한 『재능의 기술』(Arte de ingenio, 1642년)을 더욱 깊고 폭넓게 확장한 책이 바로 『사람을 얻는 지혜』(Oraculo manual y arte de prudencia, 직역하면 “신탁 편람과 지혜의 기술”)이다. 그는 예수회 신부였지만, 글 안에는 종교적 언급이 거의 없고 기독교 도덕 개념을 지향하지도 않는다. 저자가 생각한 근본적인 삶의 목표는 성공과 명성보다는, 개인의 성숙이었다.
그리고 인간의 근본을 지키면서도 실용적인 성공 전략을 놓치지 않았다. 저자는 많은 함정과 악한 행동을 미리 알아야 피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어리석은 사람이나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 자신을 지킬 방법을 전하고자 했다. 저자가 살던 17세기 전후, 스페인은 과거 150년간 유럽의 지배자로 군림하다가 서서히 내리막을 걷고 있었다. 30년 전쟁 개입으로 경제적 위기가 왔고, 포르투갈 및 카탈루냐의 반란, 전쟁 참패 등으로 서서히 힘을 잃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문화적으로는 황금시대였다.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에 대한 환멸과 덧없음, 종교적 희망, 죽음의 편재라는 특징이 바로크 문화라는 이름으로 전반에 드러나던 시기였다. 말년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교회의 허가 없이 책을 출간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고 교수직에서 해임되었으며, 감금과 감시에 시달려야 했다. 계속되는 처벌과 불이익으로 아픔을 겪다가 1658년 57세의 나이로 숨을 거둔다.
역 : 강정선
쓰는 즐거움을 막 알아가는 중이다. 그림책을 좋아하고 김동률과 레떼아모르의 노래를 즐겨 듣고, 피아졸라를 동경한다. 『코스모스』와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인생 책이고, 작가 정유정과 은유의 말을 닮고 싶다. 누군가에게 인생 책이라 불릴 수 있는 책을 내 말로 번역하여 빚어내고픈 번역가 지망생이다.
책 속으로
상대방에게 처음부터 모든 것을 내보이지 마라. 신비주의 전략은 당신의 가치를 높여줄 것이다. 눈앞에 놓인 카드 패를 바로 이용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다. 생각을 조금씩 드러낼수록 상대방은 기대할 것이고, 당신이 중요한 위치에 있다면 더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다. 모든 일에 신비주의를 살짝 섞는 것만으로 당신은 추앙받을 수 있다. ---p.23
자신의 직장, 나이, 그리고 가족에게도 결점이 있을 수 있다. 만약 이런 결점들을 잘 관리하지 않아 모든 결점이 그대로 드러난다면 결점들은 추악한 인간을 만들어내고 만다. ---p.29
일관성 있게 행동하라. 원래 타고난 성향 때문이든 일시적인 상황 때문이든 변덕스럽게 행동하면 안 된다. 일관된 사람은 신뢰받기 때문에 능력도 빛을 발한다. 만약 이런 사람의 행동이 변한다면 그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거나, 깊이 고민한 후에 보이는 행동이다. ---p.93
겉모습 또한 가꾸어라. 보통 사람들은 진짜 본연의 모습을 보지 않고 보이는 대로 판단한다. 소수의 사람만이 내면을 볼 뿐이지 많은 사람은 겉모습을 따른다. 겉보기에 나쁘다면 옳은 일이라도 충분하지 않다. ---p.122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지 않는 관계는 바람직한 관계가 될 수 없다. 윗사람에게 격의 없이 행동하면 위험하고, 아래 사람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면 부적절하다. 특히 평범한 사람에게 격의 없이 행동하면 단순한 호의를 권리로 착각한다. 따라서 과한 친숙함은 어리석음에 가깝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p.202
칭찬은 안목에 대한 신뢰를 높여준다. 칭찬이란 자신이 훌륭한 것을 알아보고 칭찬할 줄 아는 교양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행동이다. 칭찬은 대화거리를 제공하고, 다른 사람도 따라 하게 만들며, 칭찬할 만한 행동을 다시 낳는다. ---p.214
혀는 야수와 같아서 한번 풀어놓으면 다시 묶어두기 힘들다. 말은 영혼의 맥박과 같다. 명의가 맥박만으로 사람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듯 지혜로운 사람은 영혼의 건강을 판단할 때 영혼의 맥박 즉 말을 먼저 살핀다. 말을 조심하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을 겪는다. 현명한 사람은 말을 다스린다. 말을 아껴 쓸데없는 근심을 만들지 않고, 당황스러운 상황에 빠지지도 않는다. ---p.249
예의 없는 사람, 배신하는 사람, 건방진 사람 그리고 모든 종류의 어리석은 사람에 맞서 무장하라. 세상에는 이런 악한 사람이 많다. 악한 사람을 피하기 위해서는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 매일 자신을 주의 깊게 살피고 지혜로 자신을 무장하라. 그리하면 어리석은 사람의 공격을 무너뜨릴 수 있다. ---p.284
잘 모르는 길을 갈 때는 가장 안전한 길을 선택하라. 남다르다고 칭찬받지는 못하더라도 확실한 사람으로 여겨질 수 있다. 잘 알면 원하는 대로 행동해도 된다. 하지만 잘 모르는 데도 굳이 위험한 길을 선택하면 파멸하기 쉽다. 잘 모르겠으면 옳은 길을 선택하라. ---p.300
책임을 지면 그 일의 노예가 된다. 다른 사람보다 운이 더 많이 따라주는 사람도 있고, 항상 남에게 베풀며 사는 사람도 있다. 자유는 다른 어떤 선물보다 귀하다.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의지하게 만드는 것보다 누구에게도 구속되지 않는 게 낫다. ---p.315
사방팔방에 자신을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벽에도 귀가 달려있다는 사실과 나쁜 행동은 언젠가는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심지어 홀로 있을 때도 모든 사람이 자신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자신이 하는 행동은 어떤 식으로든 알려지며 자기가 하는 말은 누군가는 꼭 듣게 된다는 사실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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