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본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외국영화였는데 제목은 생각이 나지 않고 부잣집 아들이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되어 스위스의 조력자살로 이어지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그 청년은 매우 활동적인 사람이었고 갑작스러운 사고로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중이었습니다. 스위스로 가기 전 잠깐의 시간 동안 말동무가 되어줄 간병인을 구했는데 여자분으로 매우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그 청년은 그 간병인으로 인해 웃음을 되찾고 다시 삶의 희망을 되찾고 있는 듯했지만 스위스행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고 매우 실망하며 아쉬워했던 생각이 났습니다. 영화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습니다만 얼마 전에 읽었던 책에서의 글이 생각납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고요. 그 청년은 분명히 다른 문을 발견할 수도 있었지만 오로지 닫힌 문 만 바라본 게 아닐까요?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에서도 말합니다. 어떤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그 불행한 마음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적응하게 마련이고 우리는 다시 행복의 기본값으로 돌아간다는 이론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죽음에 가까워졌을 때 사람은 삶의 의지가 더 크게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교통사고에서 목숨을 건졌으니 어쩌면 더 기쁘게 삶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죽음을 생각하면 삶은 더욱 소중해집니다.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우리는 죽음을 말하지 않습니다. 어떤 책에서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살아있는 동안은 죽음이 없고 우리가 죽은 이후로는 의식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죽음을 느낄 수 없으니까요.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간접적으로 계속 죽는 것이나 다름없다고요.
우리는 잘 못 생각하는 것이 참 많습니다. 한 예로 노인의 행복도가 젊은 사람보다 떨어질 거라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우리는 젊을 때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부자가 되지 못하고 가난하거나 자신이 만족하지 못한 삶을 살게 되면 불행한 노후를 보내게 되고 매우 불행한 생각으로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게 될 거라는 착각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시간이 가고 여러 우여곡절 속에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달라집니다. 꼭 부와 명예만이 아니더라도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요소들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헌신할 수 있다면 성공한 삶이 되는 것입니다. 죽음을 앞에 두고 잘 살았다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2490958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홍지혜의 오늘의 죽음 Q&A 탐구
기대수명 83.6세 시대 당신은 오래 사는 게 행복한가, 불행한가? 이 시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6세다. 유전적 요인이 없고 큰 사고가 없는 한 90세를 넘겨 살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당신은 오래 산다는 이 사실이 행복한가, 불행한가? 『오늘의 죽음 Q&A』는 버겁고 우울한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행복한 내일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다만 그 방식이 독특하다.
타인의 시선을 배제하고 온전히 나만의 생각으로 ‘죽음에 관한 200개의 질문’에 답해 그 방법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벌어지지도 않을 시시콜콜한 것들에 대한 근심과 걱정으로 하루를 꽉 채워 살아가지만, 결국 우리에게 다가올 가장 확실한 미래는 죽음뿐이다. 그럼에도 죽음에 대해서는 회피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 터부시 한다. 죽음만이 가장 확실한 나의 미래인 것을 받아들이면, 복잡한 삶이 굉장히 단순해진다.
아무리 무거운 고민이더라도 옆에 죽음을 데려다 놓으면 생각보다 쉽게 문제가 풀린다. 이제 막연하고 두려운 죽음을 당당히 직면하고, ‘죽음’을 지금 여기서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도구로 활용해 보자. 좋은 질문은 일상을 바꾸고 바뀐 일상은 삶을 바꾼다 저자가 오롯이 질문으로만 이루어진 이 책을 집필한 의도는 명확하다. 첫째, 좋은 질문은 본질과 마주할 힘을 주고, 그 힘이 있을 때 우리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길 꺼리는 사람들이 이 책을 매개로 좀 더 쉽게 대화할 수 있길 바랐다. ‘식탁에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가까운 이의 죽음을 앞두거나 경험하고도 죽음이 두려워서 무작정 외면한 채 살아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죽음은 늘 은밀한 것이었다. 저자가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의고도 임종도 장례식도 보지 못해 오랫동안 그 사실을 믿지 못했던 것처럼, 할아버지의 임종을 앞두고도 예약해 둔 값비싼 해외여행을 무정하게 선택해 두려움과 슬픔을 잠시 외면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 책에는 유언장에 무엇을 쓸지, 장례식은 어떤 모습이었으면 하는지, 죽음을 한 달 미룰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기나긴 투병생활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추억되고 싶은지 등의 실제적인 질문으로 내가 원하는 인생의 마지막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다. 또한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기 vs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살기, 투병 사실을 알리기 vs 알리지 않기, 어머니의 임종 vs 중대한 프레젠테이션 등 죽음과 관련된 가치 판단적인 질문도 있어 내 안의 숨은 욕망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인생을 미뤄두고 비관하고 낭비하는 당신을 위한 하루 한 번 죽음을 연습하는 시간 200가지 질문은 독자의 읽는 편의를 위해 나의 수명, 노년의 모습, 유품과 유산, 장례식, 나와 가까운 사람의 죽음, 조금은 멀지만 연결되어 있는 이들이 죽음 등 연관된 주제끼리 모아 10부(部)로 나누었다. 여기에 더해 명사들의 음미해 볼 만한 죽음에 관한 아포리즘을 곳곳에 실어 풍부한 독서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또한 이 책에 수록된 삶의 찬란함이 담긴 10컷의 컬러 풍경 사진은 저자가 세계 곳곳을 여행 다니며 찍은 것으로, 죽음과 대비되는 생의 기쁨을 온전히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책의 마지막에는 소셜 펀딩 서비스 《텀블벅》에서 독립 출간되었을 때 먼저 읽은 독자들이 보내준 묘비명이 실려 있다. 묘비명은 살아생전 자신의 삶을 함축적인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묘비명을 감상해 보고 지금까지의 내 삶은 어떤 한마디의 말로 적힐지 고민해 보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을 덮고 나서도 ‘죽음’을 인생의 지표로 활용하도록 유언장을 쓸 수 있는 별도의 페이지를 만들어두었다. 이 책은 읽는 순서도, 질문에 대한 정답도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어도 무방하고 매일 한쪽씩 읽어도 좋다. 다만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 ‘나의 죽음’의 순간을 구체적으로 그려 얻은 깨달음으로, 당신이 오늘을 행복하게 사는 것. 그것이 이 책의 유일한 목적이다.
저 : 홍지혜
‘살아 있음’ 내가 가진 조건과 이력 중에 가장 먼저 쓰고, 자랑하고 싶은 것은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그 외 부연하자면 낮에는 외국인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고, 밤에는 질문하는 책을 만드는 사람. 좋은 질문은 본질과 마주할 수 있는 힘을 주고, 그런 힘이 있을 때 우리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동안 쓰고 만든 책으로는 『페로제도 탐험기』,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 『질문의 여행』, 『나와 당신의 서른 즈음에』, 『나와 당신의 죽음』, 『나와 당신의 한국어』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언제 죽어도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면 이 책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일 갑자기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을 때 두고두고 후회할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면, 그런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다면, 당신에게는 이 책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삶은 긴 여행이다. 우리는 그 길 위에서 매일 ‘오늘의 죽음’을 맞이하고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내일을 맞이한다. 당신의 후회 없는 오늘에 이 책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 p.10, 「작가의 말」 중에서 |
방금 당신의 생체정보 검사를 마친 의사에게 예상수명이 150세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 소식을 듣게 된 당신은 기쁜가, 슬픈가? --- p.28, 「당신이 150세까지 살 수 있다면?」 중에서 |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가장 공평한 유산이다. 당신이 80세까지 산다면 그중 3분의 1은 잠을 자는 데 쓸 것이고, 나머지 시간의 절반은 일하는 데 쓸 것이다. 그럼 남은 시간은 27년이다. 평균적으로 식사하는 데 7년, 길에서 보내는 데 5년, 무언가를 기다리는 데 3년, 화장실 가는 데 1년, 양치하는 데 177일을 쓴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 당신의 의지대로 살아온 시간은 얼마만큼인가?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처럼 당신의 삶을 집중해서 들여다본 시간은 얼마나 있는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음식을 직접 만들어준 적은 몇 번이나 있는가? 누군가 시키지 않은 일을 자발적으로 해본 적은 얼마나 되는가? 그 시간이 겹겹이 쌓여 지금의 당신을 만들었다. 당신이 눈을 감기 전, 가장 의미 있는 순간들을 하나로 합친다면 그 시간은 80년 중 몇 년, 몇 달, 며칠 혹은 몇 시간을 차지할까? --- p.38, 「오롯이 내 의지대로 살아온 시간은 얼마만큼인가?」 중에서 |
노인은 대부분 두 부류로 나뉜다. 까다롭거나 평화롭거나. 당신은 어떤 모습일까? 당신이 행복하게 떠올리는 노년의 모습을 하나의 형용사나 동사로 표현해보라. 훌라후프를 하는 귀여운 할머니가 되고 싶은가,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는 다정한 할아버지가 되고 싶은가? 혹은 어떠한 순간에도 멋을 잃지 않는 노인이 되고 싶은가? 당신은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 p.57, 「어떤 노인이 되고 싶은가?」 중에서 |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였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교통사고가 당신에게도 일어났다. 그 자리에 쓰러졌고 의식은 몸을 빠져나갔다. 다리가 골절되고 피투성이가 된 몸을 내려다본다. 의식은 빠른 속도로 나선형의 터널을 통과한다. 터널 끝에는 세상을 먼저 떠난 어머니가 마중 나와 있다. 그녀 뒤로 태어나서 처음 보는 황홀한 풍경과 따뜻한 빛이 쏟아진다. 어머니가 손을 내민다. ‘이제 고생 그만하고 이리 오렴’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당신은 죽어본 적이 없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다. 이 손을 잡으면 정말 죽게 된다는 것을. 그 순간 들려오는 소리. “정신 좀 차려보세요!” 누군가 뺨을 강하게 친다. 의식의 터널 아래로 당신을 살리려고 고군분투하는 구급대원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당신은 산다고 해도 평생 휠체어에 앉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 것이다. 그러나 살 수 있다. 당신은 어머니의 손을 잡겠는가, 잡지 않겠는가? --- p.100, 「불편한 육체로 살아갈 자신이 있는가?」 중에서 |
당신의 장례식에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당신의 죽음을 슬퍼할 것이다. 당신이 혼자 살다 죽었다면 결혼도 못 해보고 죽었으니 어쩌냐며, 결혼했다면 남겨진 배우자나 아이는 이제 어떻게 사냐며, 남들보다 일찍 세상을 떠났다면 이 좋은 세상 다 누리지도 못하고 떠난다며, 노환으로 죽었다면 이 험한 세상에서 평생 고생만 하다 간다며 안타까워할 것이다. 당신은 이 중 어떤 말을 가장 듣고 싶지 않은가? --- p.174, 「당신의 장례식에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무엇인가?」 중에서 |
죽음은 도처에 있다. 벌초하러 간 성묫길에 벌에 쏘여 죽을 수도 있고, 샤워 후 물기가 남아 있던 바닥에 미끄러져 집 안에서 즉사할 수도 있다. 혹은 대낮의 거리 한복판에서 강풍에 떨어진 간판에 맞아 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자기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죽음은 갑작스럽다. 당신이 이런 사고로 당장 내일 세상을 떠난다면 무엇이 가장 아쉬울 것 같은가? 만약 죽음을 한 달 미룰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마치고 가고 싶은가? --- p.206, 「죽음을 한 달 미룰 수 있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중에서 |
고향을 떠나 낯선 나라에 방금 도착한 당신. 지난 2년간 준비해온 프로젝트의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내일 저녁, 준비한 대로 프레젠테이션을 잘 마친다면 당신의 경력에는 물론, 회사에도 큰 이득을 가져다줄 중대한 프로젝트다. 마음을 추스르고 자려고 누웠는데 그때 울리는 전화벨 소리.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어머니의 목숨이 위중하다는 소식이다.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로 최악의 경우 곧 돌아가실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목소리의 떨림이 당신에게 전해져 온다. 당신은 돌아가실지도 모르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가장 빠른 비행 편으로 돌아가겠는가, 아니면 내일 저녁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후 돌아가겠는가? --- p.229, 「어머니의 임종 vs 중대한 프레젠테이션」 중에서 |
곧 죽음을 앞둔 할머니의 병문안을 다녀오는 길. 당신의 손을 꼭 붙잡은 아이가 반짝이는 눈으로 묻는다. “사람은 왜 죽어요? 나는 죽기 싫어요.” 당신은 아이에게 죽음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잠깐 이별할 뿐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날 수 있으니 슬퍼하지 말라고 하겠는가, 사람은 모두 죽기 때문 에 한 번뿐인 삶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겠는가? 혹은 이 세상에서 사라져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서로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겠는가, 나중에 크면 말해주겠다고 설명을 유보하겠는가? 죽음에 대한 종교적, 이성적, 감성적, 회피적 접근 중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죽음을 알려주겠는가? --- p.247, 「아이에게 죽음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중에서 |
제때 공부를 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은퇴를 하는 것. 사람들은 생애주기마다 부여된 역할을 제때 잘 수행해낼 때 서로에게 “잘 살고 있다”라고 주문을 걸듯이 말한다. 당신은 이런 생애주기의 과업을 수행하는 것과 삶의 질이 실제로 얼마나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은 시기마다 부여되는 과업을 적절히 수행하는 삶을 살아왔는가? 죽기 전 삶을 돌아본다면 어느 시기에 대한 아쉬움이 가장 클 것 같은가? 그 아쉬움은 과업에 너무 얽매였던 삶에 대한 후회일 것 같은가, 반대로 과업에 너무 소홀했던 삶에 대한 후회일 것 같은가? --- p.279, 「잘 산다는 것의 기준은 무엇일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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